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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하니 `억`, 눈 뜨고 당하는 보험사기

작성자
함지
작성일
2017.03.24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405
내용
[세상만車-58] 자동차보험 사기가 수그러들지 않고 매년 판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사기 적발 금액은 1558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1467억원보다 6.2% 증가했다. 적발 인원은 2만6438명에 달한다.

 자동차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용 블랙박스와 CCTV가 많아지면서 자동차를 이용한 사기 행각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그러나 비싼 수입차를 이용한 보험사기가 증가해 사기 금액도 많아지고 있다.

 아울러 음주운전자, 역주행 운전자 등 교통법규 위반자를 노리는 보험사기꾼들도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피해자들이 사기를 의심해도, 블랙박스나 CCTV가 있어도 먼저 잘못을 저질렀기에 눈 뜨고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서다.

 보험사기꾼들이 활개를 치는 시기는 봄이다. 술자리가 많은 연말연시를 제외하고는 폭설과 한파로 운전을 꺼리는 겨울이 지나면서 점차 먹잇감들이 모습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새로운 먹잇감도 등장한다. 봄은 사회 초년생, 초보 운전자 등이 생애 첫차를 구입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운전이 미숙하고 사고에 대한 두려움이 커 보험사기꾼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다.

 보험사기꾼들이 가장 좋아하는 먹잇감은 음주운전자다. 유흥가 골목에 잠복해 있다가 술에 취한 운전자가 운전석에 앉으면 일부러 사고를 일으킨 뒤 합의금을 요구한다.

 차를 타고 어슬렁거리다 음주운전 차량을 발견하면 고의로 접촉사고를 내기도 한다. 주요 활동 시간은 저녁 8시부터 새벽 5시까지다.

 운전자가 '사기'라는 것을 알더라도 이미 때는 늦었다. 내 차 안의 변호사 '블랙박스'도 무용지물이다. 음주운전에 제 발 저린 운전자는 경찰에 신고하기를 꺼려하기 마련이다. 보험사기꾼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한 뒤 합의금을 요구한다.

 수리비 명목으로 돈을 많이 받아낼 수 있는 중고 수입차를 타고 다니면서 1년 반 동안 169번 사고를 내 3억원 가까이 뜯어낸 보험사기꾼도 있다.

 교통정체가 심한 관광지도 보험사기 명당이다. 불법 유턴, 중앙선 침범 등 교통법규 위반 차량이 많아서다. 보험사기꾼은 불법 유턴차가 나타나면 일부러 접촉사고를 낸 뒤 보험금을 타낸다.

 일방통행 도로도 보험사기꾼들이 선호한다. 어두운 곳에 어두운 색상의 옷을 입고 숨어 있다가 역주행 차가 나타나면 몸을 날리거나 자전거를 탄 채 뛰어든다. 일방통행 도로 중간이나 진입로 근처에서 차를 타고 기다리다 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중앙선 침범이 잦은 왕복 2차로 국도나 지방도도 보험사기꾼들이 빼놓지 않는 장소다. 중앙선을 침범하는 차가 나타나면 접촉사고를 낸 뒤 돈을 요구한다.

 보험사기꾼들은 초보 운전자들이 운전 연습을 하는 도로도 노린다. CCTV가 없는 곳에서 자전거나 오토바이 등으로 블랙박스 사각지대인 차 옆을 들이받은 뒤 쓰러지는 수법을 사용한다. 운전자가 당황하면 괜찮다고 말하며 안심시켜 경찰이나 보험사에 연락하지 못하도록 막은 뒤 전화번호만 파악하고 자리를 재빨리 피한다. 운전자가 그냥 돌아가는 모습을 확인한 뒤에 뺑소니로 신고하거나 협박한다.

 뒤따라오는 차가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고 주행하는 것을 확인하면 교차로나 횡단보도 바로 앞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아 추돌사고를 유도하기도 한다.

 법규 위반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보험사기를 예방하려면 법규를 준수하는 게 최선이다. 차선책은 보험사 보상직원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보험사에 사고를 신고하면 무조건 보험으로 처리해야 하고 결국 보험료가 오른다고 주저할 필요는 없다. 사고 접수만으로 보험처리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전문가인 보상직원의 조언을 받아 사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보험 조사 과정에서 사기 경력을 확인할 수도 있다.

 상대 차량 탑승자 수, 상대방 연락처, 차량번호를 확인하고 사고 현장과 사고 부위를 촬영한 뒤 경찰관이나 보험사 직원에게 의심스러운 부분을 적극 설명하는 것도 필요하다. 목격자 연락처나 진술을 확보하면 더 좋다. 마지막으로 금융감독원 '보험사기방지센터'에 신고하면 된다.

 음주운전이나 중앙선 침범도 경찰에 신고하는 게 낫다. 면허 정지·취소, 벌금, 벌점 등을 처벌받는 게 보험사기꾼에게 질질 끌려 다니며 고생하는 것보다 훨씬 이득이기 때문이다.

[최기성 디지털뉴스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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